히트플레이션, 무더위가 부채질하는 장바구니 인플레
지금처럼 한여름 폭염이 계속되면, 단순히 기온만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몸으로 느끼는 더위가 경제로 전이되어,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이라는 새로운 물가 현상을 부릅니다. 말 그대로 ‘뜨거운 열(heat)’과 ‘물가 상승(inflation)’이 결합한 용어로, 폭염이 소비심리·생산비·물류비에 영향을 미쳐 일부 품목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의미하죠. 수박을 예로 들어볼까요? 요 며칠 수박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히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여름 폭염이 물가에 미치는 경제적 파장 1. 공급엔진이 식는다 뜨거운 날씨는 농산물 생육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비닐하우스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가면 품질 하락,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결국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줄어든 공급분을 놓고 가격 전쟁은 불가피해집니다. 수박뿐 아니라 일부 과일·채소 전반이 갑자기 비싸지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농업용 전기·물 사용 급증으로 생산비까지 치솟으니, 히트플레이션이 단순한 단기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2. 물류마저 더위에 지친다 택배 기사들이나 물류 배송 종사자들도 폭염 앞에선 한계가 있습니다. 작업 시간이 느려지고, 냉장·냉동 유통에 드는 전기료는 더 많아지죠. 냉장차를 돌려도 효율은 떨어지고, 적재량을 조정해야 할 만큼 체감 온도 영향이 큽니다. 결국 물류비 상승이 최종소비자가격에 반영되어 ‘불 더하면 물가 더 오른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죠. 3. 소비심리는 더위에 휘둘린다 ‘덥다, 아이스크림 사자’처럼 소비심리도 날씨에 좌우됩니다. 에어컨·선풍기·냉방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외식 대신 홈쿡 재료 구매가 늘며 수요 패턴도 변화합니다. 새벽에 농산물 사려는 사람들, 물놀이 기구를 찾는 아이들… 일시적인 수요 증가조차 물가에 반영되면 ‘일회성’이라는 단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인플레 흐름이 이어지곤 합니다. 히트플레이션, 단순 계절효과일까? 1. 유통 구조의 취약점 노출 한국 식품 유통 구조는 계절에 따라 공급·수요가 크게...